오늘도 서울에서 일을 마치고 502를 탔다. 파란 서울 버스 502는 집 근처 차고지에서 출발해 서울을 거쳐 다시 돌아온다. 나는 서울을 오갈 때 502를 자주 탄다. 서울을 가는 일은 내게 그리 달갑지 않다. 서울을 싫어하기 때문이다. 서울의 거리는 늘 바쁘다. 길을 오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수많은 차들의 소리가 거리를 가득 채운다. 그리고 모두들 뒤도 안 돌아보고 어디론가 빠르게 흘러간다. 그 거리를 홀로 걸을 때면 수많은 사람이 내 곁을 지나치지만 나만 혼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. 모두 자기 갈 길이 바쁜 서울의 분위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. 나는 애초에 도시와 그리 친한 사람이 아니다. 부모님은 모두 시골에서 나고 자란 분들이었다. 내가 태어난 곳도 도심에서 약간 빗겨 나 작은 산과 논,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