“정말 견디기 힘든 지난 한 해였다. 일은 일대로 풀리지 않고 가슴은 답답하고. 그런 모든 고민들을 털어놓고 얘기 나눌 사람은 이미 나를 떠난 지 오래고. 잊으려고 여러 사람 만나 보기도 하고 좋아하려고 사랑하려고 애써봤지만 그럴수록 내 자신이 민망하고 창피하고. 그런 99년을 하루 남겨두고 그녀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. 괜찮을 줄 알았는데. 그냥 그렇게 잊어가는 것 같았는데. 멍하니 처음 만났던 청담동 카페 근처를 이리저리 돌다가 성진이 형 스튜디오를 찾았다. 혼자서는 그날을 보내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. 술 기운이 어느 정도 올랐을 때 난 태어나서 가장 서럽게 울어댔다. 멍청하게, 볼품없게, 지저분하게. 내 가사 속에선 그렇게 아름답게 표현하려고 애썼던 그 눈물은 결코 아름답지 못했다.” (00년 4월 ..